한국 LGBTI 인권현황 2017년

8. 혐오표현

updated 2020.05.03 17:55 by sogilaw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결과 발표

2017. 2. 19.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1]를 발표했다.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여성을 주요 표적집단으로 설정하여 온라인 조사 및 대면조사 방법으로 실시한 이 연구는 혐오표현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실태조사이다. 성소수자 관련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소수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많이 혐오표현에 노출된 집단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성소수자가 94.6%로 가장 높았고, 여성(83.7%) 장애인(79.5%) 이주민(42.15%) 순이었다. 오프라인에서의 혐오표현 경험 역시 성소수자가 92.2%로 가장 높았다.[2] 설문조사에 참여한 성소수자(295) 가운데 84.7%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까봐 두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하였고, 92.6%는 범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혐오표현은 여러 부정적 감정으로 이어져 성소수자의 49.3%가 혐오표현을 접한 이후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혐오표현의 해악이 심각하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응방안으로는 형사적 규제, 차별금지법과 같은 입법적 노력과 더불어 혐오표현이 퍼지지 못하도록 시민사회의 대응능력을 강화시킬 필요성도 짚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혐오표현을 통한 인권침해 금지 조항 추가

2017. 9. 6. 서울시의회는 학교의 설립자·경영자, 학교의 장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은...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이 추가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3]을 통과시켰다. 차별과 폭력 외에도 인종, 성별, 종교, 출신국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혐오표현 역시 금지된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4]


개정안은 개정이유로 인종, 종교, 성별 등에 의한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고 학생의 인권의식 함양에 장애요인이 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혐오표현 규제를 통해 인권보호를 보다 내실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청소년, 특히 성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혐오표현은 심각한 수준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5]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의 98%가 학교에서 교사나 다른 학생들로부터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개정에 대해 소수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가 만연한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 필요한 조항이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환영의 의사를 표하였다. 그러는 한편으로 지역 조례를 넘어 누구나 차별과 혐오로부터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입법적 개선 역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6]

 

대선에서 나타난 성소수자 차별선동과 혐오

2017. 5. 9. 19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대선 기간 중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선동과 혐오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

2017. 4. 20.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주최한 '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당시 대선 후보 측 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후보 측 김진표 의원은 동성애 동성혼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앞으로 동성혼 허용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안철수 후보 측 문병호 최고위원, 홍준표 후보 측 안상수 의원, 유승민 후보 측 이혜훈 의원 역시동성애, 동성혼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동성혼 법제화에 반대한다고 하였다.[7]


2017. 4. 25. 대선 TV토론에서는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향하여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각해 전력을 약화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묻자 "반대한다"고 답을 하였다.[8] 다음날에는 이러한 발언에 항의하기 위하여 문 후보 앞에서 무지개 깃발을 펼치고 항의한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4. 27. 홍준표 후보는 기자들 앞에서 동성혼 금지를 넘어 동성애를 처벌해야 한다는 심각한 수준의 혐오표현을 하기도 했다.[9]



보수 야당의 성소수자 차별선동과 혐오

대선 이후로도 정치인들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선동과 혐오는 계속되었다. 특히 일부 보수 야당은 동성애, 동성혼에 대한 찬반 질문을 사상 검증의 도구로 실시하였다. 2017 6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등은 김이수 후보자가 2016년 구 군형법 제92조의5 추행죄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동성애를 옹호한다고 공격했다. 결국 김이수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은 부결되었다.[10] 인사청문회에서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선동과 혐오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유한국당 등은 김명수 후보자가 성소수자 인권 관련 학술대회를 열은 것을 문제 삼았다. 이채익 의원은 성소수자를 인정하게 되면 근친상간, 소아성애, 시체성애, 수간까지 비화될 것라고 발언하기도 했다.[11]


10월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성소수자, 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선동과 혐오가 쏟아졌다. 10. 13.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염안섭 수동연세병원 전 원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수동연세병원은 HIV 감염인에 대한 인권침해로 요양병원 위탁이 취소된 곳으로, 당시 원장이던 염안섭은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HIV 감염인에 대한 혐오표현을 반복하고 있다. 당일 국정감사장에서는 에이즈 테러”, “과도한 에이즈 복지로 인한 도덕적 해이등의 이야기가 나왔고, “동성애자들의 무분별한 성관계로 에이즈가 퍼진다와 같이 동성애자와 HIV 감염인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들도 나왔다.[12]

 

개헌논의, 성소수자, 이주민에 대한 차별선동과 혐오로 얼룩져

2017년 하반기부터 개헌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국회개헌특위는 전국을 순회하며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이 자리는 성소수자, 이주민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선동과 혐오로 얼룩졌다.


보수개신교 및 반성소수자 단체들은 「동성애·동성혼 개헌반대 국민연합」이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토론회가 열리는 지역마다 찾아가양성평등 Yes, 성평등 No", “국민Yes, 사람 No”와 같은 피켓팅을 하였다. 또한, “동성애는 하늘의 섭리에 반한다”, “차별금지사유에 인종이 추가되면 무슬림에 의한 피해가 극심해질 것같은 혐오표현들 역시 쏟아내었다.[13] 이처럼 개헌 논의가 왜곡되고 국민대토론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국회개헌특위는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성명을 통해개헌과정은 소수자들의 기본권을 바로 세우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라고 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혐오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결의했다.[14]   


 



[1] 홍성수 연구책임,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국가인권위원회,  2016

[2] 「성소수자ㆍ여성이 가장 큰 혐오 피해 대상」, <한국일보>, 2017. 2. 19.

[3]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서울특별시조례 제6608, 2017.9.21., 일부개정)

[4]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 학교 내에서 혐오 표현 사용하면 규제 받는다」, <허핑터포스트코리아>, 2017. 9. 13.

[5] 장서연 외,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14

[6] [논평] 학내 차별언동 혐오표현 관련 조항을 추가한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2017. 9. 18.

[7] 「동성애 동성결혼 찬성? 반대? 대선주자 입장 확인」, <중앙일보>, 2017. 4. 20.

[8] 20년 전에도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대선 후보는 없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7. 4.25.

[9] 「홍준표, “동성애 엄벌해야...하나님 뜻에 반해, <YTN>, 2017. 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