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7년

14. 보건/의료

updated 2020.05.03 17:46 by sogilaw


한국 성인 LGB 건강연구 발표

2017. 2. 26.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제9회 성소수자 인권포럼에서 ‘한국 성인 LGB 건강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팀과 성소수자 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이 함께 실시한 이 연구는 만 19세 이상 동성애/양성애자 2,31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이루어졌다.[1]


연구 결과 및 이를 바탕으로 11월 발표된 논문[2]에 따르면, 한국의 동성애/양성애자의 전반적 건강 수준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에 있어서는 심각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지난 12개월간의 자살충동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약 7.51배 더 많았고, 자실 시도 빈도는 9.25배나 더 높았다. 이러한 자살 충동 및 시도는 사회적 차별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중 사회적 폭력 없이 지난 12개월간 자살생각을 한 동성애/양성애자 비율이 23.1%였던 데 비해, 사회적 폭력이나 차별을 경험한 경우 34.2%가 자살 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없애고 성소수자의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 HIV/AIDS 감염인 의료차별 개선 토론회 개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 6. 22.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3] 이 토론회는 2016년 인권위가 발표한 「HIV/AIDS 감염인 의료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알리고 이를 통해 감염인의 인권을 신장하고 차별을 막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에이즈가 동성애의 결과라는 잘못된 인식, HIV/AIDS와 관련한 낙인 등으로 인하여 감염인들이 병원 등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차별을 겪고 있으며, 의료인의 감염인에 대한 편견도 심각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HIV 감염인의 의료차별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국가인권위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법무부, 외국인 회화 강사에 대한 HIV 의무검진제도 폐지

2017. 6. 28. 법무부는 E-2(회화지도) 비자를 자격자의 채용신체검사서에 관한 고시[4]를 개정하여, 검사 항목에서 ‘HIV’를 삭제하였다. 이로써 E-2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회화 강사가 취업 시에 의무적으로 HIV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5]


그 동안 외국인 회화 강사들은 E-2비자를 취득하고 사설 학원이나 학교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발급한 HIV 및 마약류에 대한 검사결과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러한 검사는 한국인 및 재외동포 회화 강사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던 중 2009년 HIV 검사를 거부하여 울산지방교육청으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한 한 외국인 강사가 2012년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며, 해당 고시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확대됐다. 2015년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HIV 의무검진제도가 ‘민족적 출신’에 의한 차별이라고 보고 한국정부에 피해보상을 권고했다.[6] 그러나 정부는 그 후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2016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재차 정부에 외국인 강사에 대한 HIV 의무검진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밝히며, 제도개선 및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 권고 이행을 위한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7]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 결과 발표, 감염인 4명 중 3명 낙인의 내면화 겪어

2017. 7. 12.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 공동기획단은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 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낙인지표조사는 UN AIDS에서 2005년 개발한 공통설문을 바탕으로 90개국에서 활용된 연구방법이다. 이 조사는 2016년 한 해 동안 15명의 HIV 감염인 조사원들이 104명의 감염인을 만나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8]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4명의 참여자 중 지난 12개월 기준으로 25%가 ‘자신에 대한 소문이 들고 있음을 인식’했으며, 13.5%가 ‘폭언, 모욕, 협박 등을 경험’하는 등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심각했다. 이러한 차별은 내재적 낙인으로 이어졌는데 참여자 중 75%가 감염사실로 인해 ‘나를 탓했다’고 답을 했고, ‘죄책감’을 느낀 경우가 64.4%, ‘수치심’을 느낀 경우가 51%였다. 이에 비해 ‘타인을 탓한’ 경우는 20.2%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나라에 비추어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독일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감염인들은 세 배 높게 ‘죄책감, 벌을 받아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두 배 높게 ‘자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재적 낙인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져 참여자 중 39.4%가 감염 확인 뒤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기로 했고’, 21.2%가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대답하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10가지 권고안을 도출하였다. 감염인 조사원들의 토론으로 도출된 이들 권고안에는 ‘HIV/AIDS 정책에서 낙인과 차별을 없애는 것을 중심으로 둘 것’, ‘HIV 감염을 「장애인차별법금지법」상의 장애 범주에 포함시킬 것’,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한 교육’ 등이 포함되었다.[9]

 


국립재활원, 장애를 가진 HIV 감염인 입원 거부

국립재활원이 시작장애와 편마비를 가진 HIV 감염인의 입원을 거부한 것에 대해 2017. 11. 6.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 소속의 국립재활원은 국가 유일의 중앙재활기관이다.


A씨는 2007년 HIV 확진 판정을 받고 2017년 면역력 약화로 시각장애와 편마비가 왔다. 이에 A씨는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종료한 후 재활치료를 위해 국립재활원에 입원을 문의하였으나 거부당했다. A씨의 면역력을 나타내는 CD4 수치가 200미만이어서 역격리 대상이라는 것이었다. A씨는 종합병원 다인실에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고 CD4 수치가 200이상이 되자 다시 국립재활원에 문의를 하였다. 그러나 국립재활원은 “규정에 어긋난다”, “관련된 질환과가 있어야 한다”라며 재차 입원을 거부했다.[10]


2017. 11. 6.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등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를 가진 HIV 감염인에 대한 국립재활원의 입원 거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재화, 용역 등의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과 건강권에서의 차별이므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긴급하게 구제할 필요가 있음을 촉구했다.[11]

 


유엔 사회권위원회, 한국정부에 성소수자 자살 대책과 HIV 감염인 건강권 권고 내려

2017. 10. 9.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한국정부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전반을 심의한 최종권고문[12]을 발표했다. 해당 권고문에는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차별금지사유로 포함한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와 같은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폭넓은 권고가 포함되었다.


특히 사회권위원회는 높은 수준의 자살률에 대해 근본적 사회 원인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집단이 겪는 차별과 혐오표현 등 근본 원인을 다루는 것을 포함한 자살 예방 노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위원회는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의료인들의 진료 거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HIV/AIDS 감염인이 차별 없는 의료를 통해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한국정부에 권고했다.


한편 2017. 9. 20.-21. 양일 간 제네바에서 이루어진 한국에 대한 심의 과정에서 위원회는 트랜스젠더의 트랜지션 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으나 건강보험 강화 대책 추진 과정에서 한번 검토해보겠다”고만 답변했다.

 



[1] “성소수자가 아파하는 이유는 정체성 탓이 아니다, <한국일보>, 2017. 3. 3.

[2] Horim Yi et al, Health disparities between lesbian, gay, and bisexual adults and the general population in South Korea: Rainbow Connection Project, epiH vol. 39, 2017. 11..

[3] 인권위, HIV/AIDS 감염인 의료차별 개선 토론회 개최, <뉴스1>, 2017. 6. 21.

[4]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 제76조제2항 관련 별표52 회화지도(E-2) 자격자가 외국인등록 신청 시에 제출하여야 하는 채용신체검사서의 마약검사 항목과 검사방법 및 법무부장관이 지정하는 의료기관의 요건 등 고시(법무부고시 제2017-116, 2017.6.28., 폐지제정)

[5] '차별논란' 외국인 강사 에이즈 검사 폐지유엔권고 수용, <연합뉴스>, 2017. 7. 8.

[6] 자세한 사항은 한국 LGBTI 인권현황 2015 중 보건/의료 항목 참조

[7] 자세한 사항은 한국 LGBTI 인권현황 2016 중 보건/의료 항목 참조

[8] 국내 HIV 감염인 죄책감 독일보다 3배 높아, 감염인 104명 대상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 결과, <한겨레21>, 2017. 7. 19.

[9] 한국 HIV 낙인지표 조사 공동 기획단, 한국 HIV 낙인 지표 조사,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발행, 2017

[10] "HIV감염인 재활치료 거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오마이뉴스>, 2017. 11. 6.

[11] [기자회견문]국립재활원의 HIV감염인 재활치료거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다,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 2017. 11. 6.

[12] 유엔사회권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E/C.12/KOR/CO/4), 2017.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