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6년

1. 범죄화

updated 2017.08.09 11:48 by sogilaw

헌법재판소, 군형법상 ‘추행’죄 3번째 합헌 결정

2016. 7. 28. 헌법재판소는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02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이다.[1]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또는 준군인(군무원, 사관후보생 등) 간에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13년 3월에 개정된 것으로, 과거에는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조항은 ‘동성애 처벌법’이라고 불리며 위헌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특히 2008년 대법원이 “군형법 제92조에서 말하는 ‘추행’이라 함은 계간(항문 성교)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애 성행위 등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라고 판시하는 한편[2], 군사법원이 군형법상 ‘추행’죄에 위헌성이 있다고 보아 이례적으로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3], 이 조항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군형법상 ‘추행’죄(구 군형법 제92조의5)에 대해 다시 한 번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군형법상 ‘추행’죄를 폐지하라고 권고하면서 1년 이내에 그 이행사항을 보고하라고 한 그 기한을 석 달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서 위 조항에 대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군인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며, 동성 군인이 이성 군인에 비하여 차별취급을 받게 된다 하여도 군의 특수성과 전투력 보존을 위한 제한으로써 차별취급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4]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동성애 혐오/공포에 기반한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적 논리를 동원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5]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 1만인 입법청원운동 성사

2016년 10월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군 성소수자 인권 네트워크)”에서는 위 헌법재판소 결정을 비판하면서,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운동에 돌입했다. 2017년 1월까지 입법청원운동에서 12,207명이 입법청원에 동참해, 군 성소수자 인권 네트워크는 2017. 1. 17. 정의당 김종대, 이정미 의원의 소개로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군 성소수자 인권 네트워크는 국회에서 열린 입법청원서 제출 기자회견에서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 입법청원은 사회적 소수자, 약자의 권리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하는 것"이라며 "거리, 학교, 일터에서 입법청원 서명에 참여해준 12,207명의 요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6]

동성애자 병사에 대한 차별적 군형법상 ‘추행’죄 적용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2016. 4. 25. 한 남성 동성애자가 군대 내에서 군형법상 ‘추행’죄를 차별적으로 적용받고 강제구금 등 인권침해를 받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단체에 대한 당사자의 신고와 동료 병사였던 목격자들의 진술로 사건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었다.

2014년 육군 37사단에서 두 병사가 성적인 접촉을 가졌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 둘 중 입대하면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혔던 병사는 군형법 제92조의6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2015년 5월 전역 때까지 5개월 동안 사단 의무실에 격리되어 외출, 외박, 휴가는 물론 전화, 인터넷 이용에 제한을 받는 등 사실상 강제구금 상태에 있었다. 반면 자신은 이성애자이며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주장한 다른 병사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동성애자 병사는 상대 병사에 비해 계급도 낮고 체구도 왜소했으며 강제가 아니라는 정황증거도 있었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가해자로 몰렸다. 만약 동성애자 병사가 상대방을 성추행했다면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죄 등으로 처벌을 받았어야 하나, ‘동성애 처벌법’인 군형법 제92조의6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적인 법적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7]

인권단체들은 진정서를 제출하며 연 기자회견에서 군대에 만연한 동성애 혐오와 차별을 지적하면서 '부대관리훈령'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등 “이 사건이 함의하고 있는 문제의식을 인지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 사건은 한 명의 동성애자가 경험한 억울한 사연이 아니다”고 하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군대 내 동성애자 인권의 현실”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8]



[1] 헌법재판소 2002. 6. 27. 선고 2001헌바70 결정, 헌법재판소 2011. 3. 31. 선고 2008헌가21 결정. 
[2]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3] 제22사단보통군사법원 2008. 8. 6.자 2008고10 사건에 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직권 결정 
[4] 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2헌바258 결정 
[5] 「유엔에 귀닫은 헌재 “군대 동성간 성행위 방치하면 전투력에 위해”」, <한겨레>, 2016. 8. 1.자 
[6] 「군대 '추행죄' 폐지하라…'성소수자 인권보호' 입법 청원」, <뉴시스>, 2017. 1. 17.자 
[7] 「군형법 제92조의6」, <한겨레>, 2016. 5. 1.자 
[8] 「동성애자라 정신병원 독방에... 19년 지났는데도 - [주장] 육군 37사단 성소수자 인권 침해 사건, 성소수자 인권의 현주소」, <오마이뉴스>, 2016. 4. 28.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