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6년

5. 재화와 서비스 이용

updated 2017.08.09 11:47 by sogilaw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서울시립 청소년수련관 대관 불허에 대해 평등권 침해 확인

2016년 2월 서울특별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성소수자 인권단체에 대한 시설 대관을 거절한 서울시립 청소년수련관(이하 ‘수련관’)의 조치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결정하였다.[1]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2015년 11월 정기총회 개최를 위해 수련관에 대관 신청을 하였으나, 수련관은 내부 프로그램 운영 때문에 신청을 받은 모든 날짜에 대관이 불가능하며 대관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대관을 신청했던 시간에 내부 프로그램이 실제로 진행된 일이 없었던 사실과, 유사한 조건에 있었던 다른 단체에는 대관을 해주었던 사실 등이 이후 밝혀졌다.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위 결정문에서 ‘서울특별시립시설로 공공시설에 해당하며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권은 정당한 사유에 의해서만 제한될 수 있다’고 하면서, 시설 사용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수련관의 행위는 합리적 이유없이 공공시설 사용을 제한한 행위로, 「헌법」 제11조 및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시민인권보호관은 해당 수련관의 시설대관 현황에 대한 특별점검 실시, 수련관의 전체 직원과 대표자에 대한 인권교육 실시, 평등한 시설 이용을 보장할 수 있는 지침의 전달을 서울특별시장에게 권고하였다. 

이와 같은 공공시설의 성소수자 차별행위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위 수련관은 2014년 11월에도 같은 단체의 대관 예약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취소 통보했다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조처라는 항의를 받은 후 통보를 철회한 일이 있었다.[2] 서울시립 청소년미디어센터 역시 성소수자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청소년인권팀 행사에 대한 대관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부하여 2015년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으로부터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결정을 받은 바 있다.[3] 

문화재청의 고궁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성별표현 차별적 정책 포함

문화재청의 고궁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이 성별표현을 근거로 한 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2013년부터 ‘한복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취지로 한복을 착용한 사람에게 경복궁, 창경궁 등의 고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런데 문화재청의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남성은 남성한복을, 여성은 여성한복을 입었을 경우에만 무료관람 대상으로 인정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4] 문화재청 관계자는 2016년 10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궁 한복 무료입장의 취지는 전통 계승”인데, “이런 일(남녀 한복을 바꿔 입는 일)은 전통 왜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5]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알려지자, 성별에 따른 특정복장을 한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펴는 것은 성별표현을 이유로 한 차별적인 정책에 해당한다는 사회적 비판이 일었다. “경복궁 한복 무료입장규정이 성별 이분법에 근거한다”고 비판하는 플래시몹 행사도 열렸다. ‘퀴어페미니스트 파티 슬램파티 기획단’ 소속 회원들은 스스로를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번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면서 남성한복 차림으로 케이팝 가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플래시몹 행사를 2016년 10월 16일 경복궁 앞에서 진행하였다.[6]

기업들의 성소수자 차별적인 서비스 제공 문제돼

온라인 업체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표현을 이유로 서비스의 이용을 차별적으로 제한하는 사건들이 발생했다. 2016년 8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운영하는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은 성소수자 스티커의 한국 판매를 불허했다. 라인 측은 이용자가 스티커를 직접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스티커마켓에 한 한국 스티커 제작자가 남성 커플이 함께 운동하고 요리하는 등 일상을 보내는 모습,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드는 모습 등을 묘사한 스티커를 올려 판매 개시를 요청하자, “문화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해당 스티커의 판매 국가를 제한하였다. 판매가 제한되는 국가에는 한국이 포함되었다. 제작자는 라인의 조치가 성소수자 차별이라고 항의하였으나 라인 측은 ‘제재를 가한 것은 캐릭터가 옷을 덜 입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작자는 현재 판매 중인 다른 스티커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신청인의 스티커가 노출이라는 점에서 전혀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하였다.[7]

같은 달,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가 온라인 메신저 네이트온 음성채팅 서비스 ‘토크온’에서 ‘성소수자’, ‘동성애자’ 단어가 포함된 제목의 방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조치를 취한 사실 또한 보도되었다. 한 대학생이 성소수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목적으로 “토크온”에 ‘스물한살 동성애자와 함께하는 채팅방’이라는 제목으로 방을 만들자 5분여 만에 운영자로부터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음란/욕설 등)’라는 근거로 신고가 들어왔다며 하루 동안 이용을 금지당했다. 위 이용자는 이후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건전한' 채팅방'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방을 만들었으나, 1분도 지나지 않아 같은 이유로 방이 폐쇄되고 1주일 이용금지 통고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용자가 위 조치에 항의하자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측은 “청소년들이 모두 보는 채팅방이기 때문에 그런(성소수자 단어가 포함된) 제목으로 방을 개설할 수 없”고 “이용 제재 조처도 풀어줄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8]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2004년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개정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 대상에서 ‘동성애’가 삭제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포털 등의 차별적인 관행이 여전하다”고 비판하면서,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측에 벌점 부과의 근거와 기업 공식 운영정책이 무엇인지를 공개적으로 질의하였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측은 답신을 통해 문제된 조치는 세부적인 운영정책이 미흡하여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여 발생한 것이었다고 사과하면서, 즉시 해당 정책을 보완하고 고객센터를 포함한 관련부서들에 전파/적용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9]

한편 기업이 이용자를 성소수자 혐오성 광고에 노출시켜 비판을 받은 사건도 발생하였다. 온라인 대형서점 알라딘은 2016년 6월 성소수자 인권 관련 도서인 『무성애를 말하다』를 주문한 이용자에게 동성애를 부정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서적의 광고 전단을 함께 발송하였다. 주문자가 알라딘의 반성소수자 도서 광고 전단 발송에 항의하는 트윗을 게재하자, 알라딘 측은 이에 사과하며 광고의 내용을 미처 살피지 못하고 신간 홍보 광고를 수주한 것이라고 해명하였다. 알라딘 측은 “소수자 혐오 사상을 담은 서적의 광고는 게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면서, 유사 사건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서적 전단 광고 자체를 받지 않기로 하였다고 밝혔다.[10]



[1]서울특별시 시민인권보호관 2016. 2. 15.자 14신청-95 결정 
[2]『한국의 LGBTI 인권현황 2014』, SOGI법정책연구회, 2015, 33~34쪽 
[3]서울특별시 시민인권보호관 2015. 7. 22.자 14신청-160 시립시설 대관 불허결정으로 인한 청소년 표현의 자유 침해 결정 ; 『한국의 LGBTI 인권현황 2015』, SOGI법정책연구회, 2016, 40쪽 참조 
[4]「고궁 한복 무료입장, 여성은 꼭 치마를 입어야 하나요?」, <한겨레>, 2016. 10. 4.자 
[5]「‘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 고궁 한복 무료입장 젠더차별 논란」, <여성신문>, 2016. 10. 6.자 
[6]「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만 무료 입장? 고궁 한복 무료입장 규정 변경하라」, <경향신문>, 2016. 10. 16.자 
[7]「네이버 자회사 ‘라인’, 성소수자 스티커 한국판매 불허」, <한겨레>, 2016. 9. 23.자 
[8]「네이트온 음성채팅 ‘성소수자’ 대화방 “미풍양속 해친다” 제재」, <한겨레> 2016. 8. 25.자 
[9]「보도자료 - 토크온에 ‘성소수자’ ‘동성애자’ 단어를 포함한 제목으로 채팅방 개설 못하는 것은 성소수자 차별,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는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 8. 30.자 
[10]「알라딘, 성소수자 서적에 버젓이 동성애 혐오 광고지 발송」, <여성신문>, 2016. 6. 23.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