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6년

13. 성별변경

updated 2017.08.09 11:46 by sogilaw

대법원 성별정정 결정 10년을 맞아 <성전환자 성별정정 10년-의미와 과제> 콜로키움 개최

2016. 11. 29. SOGI법정책연구회는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제5회 SOGI콜로키움 <성전환자 성별정정 10년-의미와 과제>를 개최했다. 2006년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허가한 최초의 대법원 결정[1]이 있었다. 이 결정으로 일정 요건만 갖추면 법원을 통한 성별정정이 가능해짐으로써, 트랜스젠더의 기본권 보장에 큰 진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법원은 성별정정을 위해 생식능력제거 및 성전환수술, 정신과진단서, 미성년자가 아닐 것, 혼인 중이 아닐 것, 미성년자녀가 없을 것 등 지나치게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여 비판을 받아 왔다. 이 콜로키움은 대법원 결정 10년을 맞이하여 결정이 갖는 의의와 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성별정정에 있어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날에는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하정훈 판사,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이승현 박사, 그리고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한가람 변호사가 각각 발제를 하였다.[2] 

먼저 하정훈 판사는 기존의 성별정정 결정례의 변화와 동향을 분석하면서, 성별 판단에 있어 사법부가 트랜스젠더 인권 보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이승현 박사는 해외의 입법례 및 판례와의 비교를 통해 현행 성별정정 요건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법·정책면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논의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한가람 변호사는 성별정정 절차에서의 과도한 보정명령, 허가 지연 등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법관에 대한 교육, 성별정정 통계 작성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3] 

한편 SOGI법정책연구회는 콜로키움에 앞서 2016. 6. 22. 논평을 통해 현행 성별정정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그 허가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연구회는 성별정정 허가 요건과 절차에 있어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과 성별정정 요건을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4] 

주민등록번호 이분법적 성별표기, 차별행위 및 인권침해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제기

2016. 1. 27. 주민등록번호 중 7번째 자리가 남성은 1, 여성은 2 등으로 성별을 구분하여 표기하는 것에 대해 차별행위 및 인권침해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이 제기됐다. 2015. 12. 23. 헌법재판소는 번호변경을 허용하지 않는 주민등록번호제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5]을 내리며 2017. 12. 31.까지 개선입법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성별표기 등 기존의 번호체계를 고수한 채 끝의 2자리만을 변경하는 개정안을 준비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진보네트워크 등 인권단체들은 2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별표기를 포함한 주민등록번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6] 진정인들은, 여성에게 남성보다 뒷 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성별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점, 성별번호 수집으로 인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며, 법적 성별과 다른 성별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침해하는 점, 이분법적인 성별표기가 인터섹스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 등을 진정이유로 들었다.[7] 진정인 중에는 출생 시 남성으로 지정되었으나 현재 여성으로 생활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여성도 있었다.

주민등록번호에서 성별이 드러나는 것은 법적 성별과 다른 성별로 사회생활을 하는 트랜스젠더에게 있어 큰 장벽이 된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7%가 관공서 업무 등 주민등록번호 제시 용무에 부담을 느낀다 답했고, 그 중 63.3%가 용무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답했다. 또한 실제로 관공서 등 행정기관에서 차별을 경험한 응답자도 24.4%로 나타났다.[8] 한편 남/여 이분법으로만 표기되는 성별번호체계로 인해 인터섹스 영아는 한 쪽 성별로 지정을 강요 받고, 그 과정에서 동의 없이 비가역적인 성기수술을 받기도 한다.

진정인들은 개선방안으로 “주민등록번호에서 성별번호를 삭제하고 임의번호를 도입해야 한다” 주장했다. 그러나 2016. 5. 19.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생년월일, 성별표기 등 기존의 번호체계를 유지한 채 뒷자리만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20대 국회에서 임의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진선미의원 대표발의)[9]이 발의되어 현재 계류 중이다.



[1]대법원 2006. 6. 22.자 2004스42 전원합의체결정 
[2]「SOGI법정책연구회 ‘성전환자 성별정정’판결 10년 토론회」, <로이슈>, 2016. 11. 10.자 
[3]하정훈 외, 「[자료집] 제5회 SOGI콜로키움 : 성전환자 성별정정 10년, 의미와 과제」, SOGI법정책연구회, 2016. 11. 19. 
[4]「트랜스젠더 성별정정 허가된 지 10년, 그러나 ‘갈 길이 멀다’」, <비마이너>, 2016. 6. 23.자 
[5]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3헌바68, 2014헌마449(병합) 결정 
[6]「“주민번호 이분법적 성별표기, 트랜스젠더 등 인권 침해한다”」, <미디어스> 2016. 1. 27.자 
[7]「주민등록번호 성별표시 국가인권위 차별 진정」, 진보네트워크센터 홈페이지, 2016. 1. 27.자 (2017. 3. 14. 최종방문) http://act.jinbo.net/wp/9228/ 
[8]재단법인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연구책임자 장서연),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 2014, 180쪽 
[9]주민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2001753), 국회의안정보시스템, 2016.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