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6년

19. 조사/연구

updated 2017.08.09 11:45 by sogilaw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 성소수자 상담경험 실태조사 진행[1]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는 2016년 12월 성소수자 상담경험 실태조사를 진행하였다. 만 13세 이상 성소수자 1,0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된 이 조사는, 성소수자들의 상담 및 심리치료 경험 및 국내 전환치료의 실태를 파악하고자 이루어졌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상담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791명이었고 그 중 387명이 상담 과정에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노출된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387명 중 17.6%가 ‘상담자가 전환치료를 시도했다’, 17.3%가 ‘자신의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의심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동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치료할 수 있다’는 상담을 들어본 경우도 21.2%에 달하였다.

한편 전체 응답자 1,072명 중 16.1%가 전환치료를 권유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환치료를 권유한 사람은 가족이 51.7%로 가장 많았고, 친구나 지인도 30.2%를 차지했다. 상담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실제로 전환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3.5%(28명)이었는데 강요에 의한 경우가 39.3%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전환치료를 실시한 사람은 심리상담 전문가(57.1%), 종교인(46.4%), 정신과 의사(28.6%)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 전문가 역시 전환치료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치료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65.4%가 해가 되었다 응답했다. 피해의 종류로는 심리적 피해(94.1%)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자존감의 파괴, 소통단절, 아우팅’ 등의 답변도 있었다.

마음연결-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 한국 성인 성소수자(LGB) 건강 연구 진행

2016년 6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성소수자 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과 고려대학교 김승섭 교수 연구팀의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가 공동 수행하는 <한국 성인 성소수자(LGB) 건강 연구> 가 시작되었다. 이 연구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성인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의 사회적 경험과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성소수자의 삶의 질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의 학술적 근거 마련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2] 

2016. 11. 11 - 12. 5. 동안 실시된 온라인 조사에는 성인 LGB(만 19세 이상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3,500여명이 참여하여, 2,430명이 설문을 완료하였다.[3] 자세한 연구 결과는 향후 학술 논문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에서는 2017년 성인 트랜스젠더의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2018년에는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연구(RCP III)를 진행할 계획이다.[4] 

띵동,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친화적 환경 구축을 위한 기초조사 실시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은 2016년 한 해 동안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 환경 구축을 위한 기초조사』를 진행하였다.[5] 연구진은 17세~19세 청소년 15명과 개별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이를 활용한 질적 연구를 실시하였다.

심층면접을 통해 청소년들이 성소수자로서 자신의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배척당할지도 모르는 두려움과 공포를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또 가정·친구관계·학교·교회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긴장감과 외로움, 그 속에서 커밍아웃을 통해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 성소수자로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에 대한 욕구가 드러났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자신을 정체화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충분히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성소수자로서 안전함을 느끼는 공간을 만드는 일을 지금처럼 청소년 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안되며, 사회 전체가 이 과정에 동참할 것을 제언했다.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은 성소수자가 남들과 다름없이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것만으로 지금의 힘든 현실을 견딜 힘을 얻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연구진은 이 점에서 성소수자가 제도적 평등을 누리고 전반적인 인권이 향상되는 사회로 바꾸어나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HIV/AIDS 감염인 의료차별 실태조사 실시

2016. 11. 28. 국가인권위원회의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 최종보고서가 공개되었다. 이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여성공감에 의뢰하여 실시한 것으로 HIV/AIDS감염인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보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5년 말을 기준으로 내국인 감염인 중 생존자는 10,502명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08명 중 24.6%가 HIV감염을 이유로 약속된 수술을 받지 못했고, 40.5%가 수술이나 입원 시 별도의 공간이나 기구를 이용해야 했다. 의료인에게서 동성애 등 성정체성에 대한 혐오발언을 들은 경우도 21.6%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별의 두려움으로 응답자의 76.2%가 다른 질병으로 병원 방문 시 감염인임을 밝히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차별은 건강문제로도 나타나 감염인의 34.0%가 우울감을, 41.7%가 자살시도를 경험했다고 대답하여 비감염인에 비해 크게 높았다. 한편 의료인 57명을 대상으로 의료차별이 발생하는 원인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HIV/AIDS에 대한 주된 차별원인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IV/AIDS의 경우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5점 척도로 수치화했을 때 그 점수가 4.39점으로 조현병(3.65점), 다운증후군(3.16점)보다 크게 높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의료차별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서, 먼저 감염인을 「장애인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상 장애인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그 밖에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개정, 장기적인 의료서비스 확충, 의료인에 대한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진행[6]

국가인권위원회의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수행기관: 숙명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가 2016년 12월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여성을 혐오표현의 주요 표적집단으로 설정하고, 혐오표현 피해 및 가해 경험, 혐오 표현 규제에 대한 태도, 혐오에 대한 두려움과 대응 지식 등을 조사하였다. 성소수자와 관련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성소수자는 다른 소수자 집단에 비해 정체성으로 인한 비난과 범죄 피해의 두려움이 가장 크고, 실제로 온/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 지식은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성소수자(295명) 가운데 84.7%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까봐 두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다.[7] 92.6%는 범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8] 비난이나 차별이 두려워 온라인에서 정체성을 숨긴 경험이 있는 성소수자는 74.9%,[9] 성소수자와 관련한 혐오표현을 직접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 경험의 비율은 온라인에서는 94.6%, 오프라인에서는 92.2%[10]로 나타났다. 그러나 혐오표현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신고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성소수자의 비율은 온라인과 관련하여서는 7.1%, 오프라인과 관련하여서는 9.8%에 불과하였다.[11] 

한편 혐오표현의 사례를 보면, 정체성을 숨기고 조용히 살라는 요구에서부터 성소수자를 비정상화, 병리화하거나 소위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 그리고 격리·살해·성폭력의 선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성소수자의 49.3%가 혐오표현을 접한 이후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진은 실태조사를 통해 혐오표현의 심각한 해악을 확인하고, 혐오표현 규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혐오표현을 금지·처별하는 형사제재 뿐만 아니라, 민사규제와 행정규제, 교육 등을 통해 혐오표현이 발붙이기 어렵게 만드는 형성적 규제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1]이하는 「성소수자 상담경험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 2016을 요약한 것이다. 
[2]「프로젝트 소개 - RCP I - 한국 성인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건강 연구」,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 홈페이지 공지 (2017.3.28 최종방문) 
[3]이호림, 「레인보우커넥션 프로젝트 1 결과 발표」, 『2017년 제9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자료집』,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외, 2017, 231쪽. 
[4]「프로젝트 소개 -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 홈페이지 공지 (2017.3.28 최종방문) 
[5]이하는 다음 보고서를 요약한 것이다. 김지혜 외,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 환경 구축을 위한 기초조사 보고서 – Q로 만드는 울타리』,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2016. 
[6]이하는 다음 보고서를 요약한 내용이다. 홍성수 외,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국가인권위원회, 2016. 
[7]정체성을 이유로 한 비난의 두려움: 장애인(70.5%), 이주민(52.3%), 기타여성(63.9%) 
[8]정체성을 이유로 한 범죄 피해의 두려움: 장애인(81.0%), 이주민(44.4%), 기타여성(87.1%) 
[9]온라인에서 정체성 숨김 경험: 장애인(62.0%), 이주민(32.6%), 기타여성(49.6%) 
[10]혐오표현 경험율: 장애인(온라인 79.5%, 오프라인 87.5%), 이주민(42.1%, 63.2%), 기타여성(83.7%, 78.4%) 
[11]대응방법 잘 안다: 장애인(온라인 14.5%, 오프라인 17.5%), 이주민(24.6%, 31.0%), 기타여성(7.2%,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