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5년

2. 차별철폐와 평등

updated 2016.09.23 15:20 by sogilaw

차별금지규범에 대한 전면적 반대 움직임, 국가인권위원회법 위협

2013년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의 발의가 반성소수자단체 및 보수개신교계의 반대로 인해 철회된 이후[1], 국회 내에서의 차별금지법안 발의 및 검토가 전무했다. 이 가운데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반성소수자단체 및 보수개신교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을 문제 삼으며, 이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법 개정 운동을 본격화하였다. 이들 단체는 이를 제20대 국회의원선거(2016년4월)의 주요 의제로 삼겠다고 공표했다.[2]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에서 ‘성소수자 보호 및 지원’ 조항 삭제

성평등 규범에 대한 반성소수자운동의 개입도 거세졌다. 2015. 8. 4. 여성가족부는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의 민원에 따라 대전광역시에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시행 2015.7.1.)」의 개정을 요청했다.[3] 여성가족부는 공문을 통해 이 조례의 모법(母法)인 「양성평등기본법(제정 2015.6.22.)」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와 책임,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법”으로 “성소수자와 관련된 개념이나 정책을 포함하거나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전광역시의 성평등기본조례는 양성평등기본법의 입법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라 적시했다. 당시 문제가 된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의 조항은 다음과 같다.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제3조(성평등정책 시행계획 수립) 
②시행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다. 성소수자(“성소수자”란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무성애자 등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과 관련된 소수자를 말한다) 보호 및 지원

제22조(성소수자 지원) 
①시장은 성소수자도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시장은 성소수자에게도 법과 이 조례에 따른 지원을 할 수 있다.

이에 성소수자인권단체 및 여성단체들은 ‘성평등바로잡기대응회의’를 구성, “성소수자 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다”를 슬로건으로 항의를 지속하며 여성가족부 장관면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전시에서는 성소수자, 여성, 청년, 정당 등이 결합한 ‘성평등 기본조례 개악저지 운동본부’가 발족하였다.[4]

「양성평등기본법」은 제4차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한 「북경행동강령(1995)」의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정책을 실현시키고자 기존의 「여성발전기본법」을 전부 개정한 법률이다. 성소수자 보호 조항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유권해석은, 성별 외에도 연령, 인종, 장애, 성적지향 등을 포함하는 등 차이와 다양성, 교차성을 반영하고자 하는 성주류화정책의 ‘차별금지주류화’ 흐름에 배치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5] 그러나 9월, 성소수자 보호 조항이 삭제된 「대전시 성평등기본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였고, 2015. 9. 18.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6]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를 둘러싼 논란은 다른 지자체의 성평등조례에 대한 개정 움직임으로 퍼져나갔다. ‘과천시교회연합회’ 등이 「과천시 성평등 기본조례(제정 2013.8.2.)」의 성소수자 인권보호 조항(제16조, 제26조)을 문제 삼은 결과, 과천시의회는 2015. 11. 13. 위 조례를 「과천시 양성평등 기본조례」로 전부개정하여 동 조항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반성소수자 단체 및 보수개신교계는 ‘성별(gender)’ 및 ‘양성(兩性)’이라는 용어를 두고, ‘성평등’은 다양한 성별을 포함할 수 있으므로 남녀만을 의미하는 ‘양성평등’을 사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위 단체들은 「서울특별시 구로구 양성평등기본조례안」이 성별을 ‘사회적 성(gender)’으로 정의하고 있어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의 권리가 이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조례안을 반대하였고 결국 위 조례는 2015. 10. 1. ‘사회적 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형태로
제정되었다.[7]


유엔 자유권위원회, 한국 정부에 유례없이 강경한 권고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대한민국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심의 결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철폐를 주요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 “명시적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인종,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근거로 한 차별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규정하고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권고와 더불어 “한국 정부가 소위 ‘전환치료’ 선전, 혐오발언(hate speech),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을 포함한, 성소수자에 대한 그 어떤 사회적 낙인과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인 형태로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한국 정부는 성소수자 인권을 비롯한 권고 이행 여부를 1년 내로 보고해야 한다.[8] [권고의 자세한 내용은 ‘부록 2. 유엔 자유권위원회 대한민국 제4차 정기보고에 대한 최종권고 중 SOGI 관련 내용’ 참조]

2015. 7. 7. 김현웅 현 법무부장관의 후보자 청문회에서 한 의원의 퀴어문화축제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대해 장관은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질서 유지나 공공 업무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전통적 가치나 규범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 고 발언하였다.[9] 이렇듯 정부 공직자들의 성소수자 차별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자유권위원회의 권고에 어떻게 응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1] SOGI법정책연구회, 『한국의 LGBTI 인권현황 2013』, 2014, 17쪽 참조
[2] 「“인권위법 ‘동성애 옹호 조항’ 삭제 총력”… 교계·국회평신도5단체」, <국민일보>, 2015. 12. 1.자
[3] 여성가족부 공문, 여성정책과-2693,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선 요청” (2015. 8. 4.자)
[4] 「성소수자 단체 "여가부가 성소수자 배제" 규탄」, <연합뉴스>, 2015. 8. 13자
[5] 「성명 -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 요청을 철회하여 실질적 양성평등정책의 의미를 실현시켜야 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소수자인권위원회, 2015. 8. 13.자
[6] 「성소수자 배제 논란' 대전시의회조례안, 본회의 통과」, <오마이뉴스>, 2015. 9. 16.자
[7] 「양성평등 조례안, 지자체 곳곳서 ‘몸살’」, <경향신문>, 2015. 8. 17.자
[8] 유엔자유권위원회, 「대한민국의 제4차 정기 보고에 대한 최종 권고(CCPR/C/KOR/CO/4)」, 2015. 12. 3.
[9] 「김현웅 법무장관 후보자, 동성 결혼 반대 “성소수자 축제 제한해야”」, <서울신문>, 2015. 7. 7.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