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5년

10.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updated 2016.09.20 13:02 by sogilaw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국가기관에 의한 표현의 자유 제한

2015. 4. 23.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여고생 간 키스 장면을 방송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 제43조(어린이 및 청소년의 정서함양)를 적용한 결과다. 위원회는 심의에서 이 사안이 동성애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에 대한 수위의 적정성에 대해서만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 위원들이 ‘동성애가 올바른 가치관은 아니다’, ‘권리는 인정하나 권장하지는 않는다’, ‘이성 간 키스와는 느낌이 다르다’는 심의 의견을 제시해, 사실상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1] ‘경고’는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중징계이며, 청소년의 이성 간 키스 장면을 다룬 방심위의 유사사례와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위원회 소수 의견도 제시되었다. 청소년의 이성 간 키스 장면이 방영된 드라마 <상속자들>(SBS, 2013)과 <몬스타>(tvN, 2013)에 대해서는 각각 권고, 의견제시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2]

또한 위원회는 2015년 2월, 이반업소 소개사이트 ‘핑크맵코리아’를 불법・유해정보사이트로 지정하고 접속 차단하였다. 해당 사이트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해선 안 된다”는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3] 영국의 인터넷뉴스사이트인 는 기사를 통해 “한국 정부가 ‘도덕적 가치’때문에 성소수자의 공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4]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원회가 발행하는 인권잡지 『인권』에 성소수자 인권침해 문제와 국가인권위원회 운영 문제 등을 담은 칼럼을 누락한 사실이 밝혀졌다. 소설 『소수의견』, 『디마이너스』 등을 쓴 작가 손아람씨는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과로부터 『인권』에 실을 원고를 청탁받아 ‘인권의 적은 누구인가’ 라는 칼럼을 인권위에 송고했다. 그러나 해당 칼럼이 게재될 예정이었던 2015년 1・2월호에는 다른 칼럼이 실려 발행되었다. 이에 인권위는 작가에게 “위원회 내부 사정으로 발행과 입금이 늦어질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2016년 5월 현재까지 칼럼은 게재되지 않았다.[5]

경찰, 퀴어문화축제 집회 금지 통고, 축제 반대집회 계속

서울지방경찰청은 2015. 6. 28.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제16회 퀴어문화축제의 거리 행진에 대한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퀴어문화축제측이 신고한 행진의 시간과 장소가 앞서 신고된 건과 중복되며 시민 통행과 교통에 불편을 줄 것이라는 이유였다. ‘앞서 신고된 건’은 보수개신교계 및 반성소수자단체의 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로 이 역시 집회 금지가 
통고되었다.[6]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법원에 옥외집회 금지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였고, 2015. 6. 16.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이를 받아들여 예정대로 제16회 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되었다.[7] 한편, 이에 앞서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축제 개최지 인근에서 ’동성애 반대’를 주제로 한 행사를 열 예정이었던 ‘에스더기도운동본부’와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의 대표자를 상대로 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장재윤)는 “(피신청인들이 2014년) 행사를 방해하였다고 볼만한 정황은 기록상 나타나지 않으며”, “과거 동성애 반대집회를 하면서 한 일부 표현들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신청을 기각했다.[8] 서울지방경찰청에 이어 대구지방경찰청도 2015. 7. 5. 예정된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교통 소통의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것이 명백하다”며 옥외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그러나 대구지방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연우)는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제기한 금지통고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9]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서울 및 대구에서 진행된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보수개신교계와 반성소수자 단체의 반대집회 및 방해가 계속 되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의 행진 중, 한 교회의 장로가 현수막 및 행진 참가자에 인분을 투척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이 행사방해자를 집회시위방해 혐의로 입건했다.[10] [자세한 내용은 ‘12. 괴롭힘/폭력/혐오범죄’ 참조] 대구퀴어문화축제 개최지 인근에서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단체 회원 1000여명이 참가한 ‘동성애 조장중단 촉구 교회연합예배 및 대구시민 대회’가 열렸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인근에서는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 및 ‘한국교원연합회’가 주최한 ‘동성애 반대’를 주제로 한 집회가 열렸다. 큰 충돌은 없었으나 경찰은 서울광장 일대에 기동대 60개 부대 등 5,100여명의 경찰 인력을 배치했다.[11]

이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16회 퀴어문화축제는 참가자 약 3만명(주최측 추산),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참가자 약 1천명(주최측 추산)으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다. 2015. 6. 9.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는 16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성소수자 인권 지지를 선언했다. 참가한 국가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 프랑스, 캐나다, 노르웨이, 벨기에, 독일, 핀란드,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그리고 유럽연합 대표부였다. 이 중 13개국 대사 및 대사관 관계자는 직접 연단에 나와 성소수자 권리 지지를 선언하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12]

법무부, 비온뒤무지개재단 사단법인 설립 신청에 대해 불허 처분

법무부는 한국 최초의 성소수자인권재단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이하 ‘재단’)의 법인설립 신청을 불허했다. 법무부는 2014년 11월, 재단의 설립 신청에 대해 “법무부는 보편적 인권을 다루는 곳이므로 한쪽에 치우친 주제라 허가가 어렵다”고 답한 바 있으며, 공식적인 접수 절차가 진행된 이후 2015년 2월까지 심사 결과를 공식 통보하지 않고 있었다. 「법무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20일 이내 법인 허가 여부를 심사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재단은 2015. 3. 4.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법무부를 상대로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이행청구를 제기했다.[13]

그러나 법무부는 2015. 4. 29. 재단에 법인설립 신청 불허를 통보했다. “법무부는 국가 인권 전반에 관한 정책을 수립, 총괄, 조정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인권옹호 단체의 법인 설립 허가를 관장하고 있다. 귀 단체는 사회적 소수자 인권 증진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는 단체로서 법무부의 법인설립허가 대상 단체와 성격이 상이하다”는 점을 불허 사유로 제시했다. 이에 재단은 2015. 7. 27. 서울행정법원에 법무부의 불허가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14]

한편, 서울시는 2015년 5월 성소수자 문화예술센터인 ‘신나는센터’의 비영리법인 설립을 허가한 바 있다.


[1]「[발언록] "동성애를 인정할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에?"」,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5. 4. 23.자
[2] 「방통심의위, '선암여고 탐정단' 여고생 키스신에 '중징계 의결」,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5. 4. 23.자
[3] 「방통심의위, 이반업소 소개 사이트 ‘핑크맵’ 차단 논란」, <미디어스>, 2015.8.28자
[4] 「South Korea takes down gay venue map website over 'moral values'」, , 2015. 7. 24.자 기사
[5] 「손아람 작가 에세이, 인권위 잡지에 ‘누락’」, <한겨레>, 2015 .2. 9.자
[6] 「경찰, 성소수자축제조직위·반대 단체 모두에 '옥외집회금지'」, <뉴시스>, 2015. 6. 25.자
[7] 서울행정법원 2015. 6. 16.자 2015아10859 결정; 「法, 성소수자 축제 '퀴어퍼레이드' 금지처분 효력정지 결정」, <뉴시스>, 2015. 6. 16.자
[8]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6. 26.자 2015카합20173 결정
[9] 대구지방법원 2015. 6. 24.자 2015아10155 결정; 「경찰이 막은 대구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올해도 열린다」, <한겨레>, 2015. 6. 26.자
[10] 「대구 퀴어축제에 인분 뿌린 장로 입건」, <한겨레>, 2015. 7. 5.자
[11] 「미국 동성결혼 합법화, 서울광장선 퀴어문화축제 열려…보수 기독교 단체 맞불집회 충돌」, <서울신문>, 2015. 6. 28.자
[12]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 16개국 대사관이 참석해 성소수자 권리 지지를 선언하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5. 6. 10.자
[13] 「성소수자 재단, 법무부 상대로 행정심판 청구」, <경향신문>, 2015. 3. 4.자
[14] 「비온뒤무지개재단 "성적소수자 차별하는 법무부 재판정에 세우다”」, <로이슈>, 2015. 7. 29.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