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5년

16. 성적 권리와 재생산권

updated 2016.09.12 17:19 by sogilaw

HIV/AIDS 예방을 위해 청소년의 성적 권리 증진 필요성 대두

2015. 12. 2. 제 28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이하여 국회의원 김춘진, 신상진이 주최하고 대한에이즈예방협회가 주관한 “효과적인 에이즈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정책포럼”이 국회에서 열렸다. 포럼에서는 최근 5년간 청년층의 신규 감염 비율이 두드러진다는 점이 국내 HIV/AIDS 현황에 대한 특징으로 여러 차례 지적되었다. 10대와 20대의 경우 전체 증가율 8.8%에 비해 각각 9.3%, 23.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1]

국내 HIV/AIDS 감염인은 2014년 기준 총 12,757명이고, 2014년 신규 감염인은 1,191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 HIV 감염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 전략의 시행, 치료제의 발달 등으로 인해 AIDS 발병이 억제되고 많은 HIV 감염인들이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어 감염인의 생존율과 고령화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HIV/AIDS 예방을 위한 전략과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신규 감염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MSM(남성과 성관계 하는 남성)을 비롯한 성소수자 청소년, 청년층이 HIV 예방에 필요한 사항들에 사실상 접근하고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HIV 예방에 필요한 사항에는 HIV에 조기 자가 검진에 대한 정보, 콘돔 접근성, 위험하고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피할 수 있는 역량의 강화 등이 포함되며, 특히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성적 실천을 포괄하는 성교육이 기본적인 사항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2015년에 교육부가 발표한 국가 수준의 「학교성교육표준안」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대한 교육 내용을 삭제하는 등 아동과 청소년의 성적 건강과 권리를 증진하는데 역행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져 국내외 시민사회의 우려를 자아내었다. [학교성교육표준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6. 교육/청소년’ 참조] 이 학교성교육표준안과 관련하여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교육부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아동과 청소년의 성적 건강과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성교육에 성적지향 및 성별 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담아야 하고 이와 같은 포괄적 성교육이 HIV 확산을 방지하는데 기여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2] 휴먼라이츠워치는 위 서한에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또한 같은 견해임을 언급하며, “HIV/AIDS예방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당사국들이 검열, 보류 또는 의도적으로 성교육 및 정보를 포함한 보건 관련 정보를 잘못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과 아동의 생명, 생존 및 발전권(제6조)을 확보할 의무에 따라 당사국들은 아동이 자신의 성(sexuality)을 발현하기 시작하면서 자신과 다른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능력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성적지향에 기반한 차별이 HIV 교육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지적한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논평 3: HIV/AIDS와 아동의 권리」[3] 등을 인용하였다.

트랜스젠더의 재생산권

2015년에는 트랜스젠더의 재생산권리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함의를 지닌 두 건의 성별정정 허가결정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지원장 이성복)은 2015. 5. 27. 미성년인 자녀를 둔 FTM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4] 이는 미성년 자녀를 둔 트랜스젠더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알려진 첫 허가결정이다. 한편 같은 지원은 2015. 12. 24. 생식능력제거수술을 하지 않았으나 ‘폐경기 및 여성의 갱년기 상태로 현재 생식능력이 없음’이 진단서를 통해 확인되는 두 50대 FTM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도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5]

현재 대법원 예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은 ‘신청인에게 미성년인 자녀가 있는지 여부‘와 ‘성전환수술의 결과 신청인이 생식능력을 상실하였고, 향후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할 개연성이 없거나 극히 희박한지 여부’를 심리를 위한 조사사항으로 두고 있다. 위 두 결정은 신청인들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정에 기초하여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두 결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14. 성별정정’ 참조]

한편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2015. 11. 5. 발표한 한국 정부에 대한 최종권고에서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요건 완화’를 권고한 바 있다.[6]



[1] 참고로 70대 또한 11.8%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은경, 「국가 에이즈관리사업 현황」, 『효과적인 에이즈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정책 포럼 자료집』, 2015. 12. 2.
[2] HRW, 「답장: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인정하는 성교육의 필요」, HRW 홈페이지 게시, 2015. 5. 4.자 (2016. 5. 3. 최종방문) https://www.hrw.org/ko/news/2015/05/04/269834
[3]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3: HIV/AIDS와 아동의 권리(CRC/GC/2003/1)」, 2003, 8, 16문단 (국가인권위원회, 「유엔인권조약감시기구의 일반논평 및 일반권고 아동권리위원회」, 2006 번역 사용)
[4]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5. 5. 27.자 2015호파689 결정
[5]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5. 12. 24.자 2015호기135, 136 결정
[6] 유엔자유권위원회, 「대한민국의 제4차 정기 보고에 대한 최종 권고(CCPR/C/KOR/CO/4)」, 2015.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