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5년

19. 여론/미디어

updated 2016.09.12 16:05 by sogilaw

한국, 동성 결혼/파트너십 지지하는 비율 53%로 23개국 중 최하위 그룹

인터넷 미디어 버즈피드와 글로벌 리서치 그룹 Ipsos가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의 53%가 동성 결혼이나 동성 파트너십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인 500명 가운데 27%는 ‘동성 커플의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였고, 26%는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정 인정이 필요하지만 결혼이 아닌 다른 형태이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1] 이 비율은 조사 대상 23개국 중 20위에 해당한다. 인도, 러시아 등 인터넷 접근성이 취약하여 표본이 작고 조사의 대표성이 떨어지는 7개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를 차지하였다.[2]

이 조사는 아일랜드의 동성 결혼 법제화 주민투표를 한달 앞둔 4월24일부터 5월 8일까지 2주간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23개국의 16세~64세 응답자 1만7천여명이 참여하였다.

KBS, 자사 프로그램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편견 조장을 금지하는 발표

2015. 3. 2. 한국방송공사(KBS)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편견을 지양한다는 규정이 포함된 을 발표하였다. 이 가이드라인은 공정성, 정확성, 다양성이라는 3개의 일반준칙과 7개 분야별 세부준칙으로 구성되어 있다.[3] 일반준칙 중 ‘다양성’ 항목에서 “KBS는 사회적 신분이나 계층, 성별, 나이, 종교, 출신지역, 정치적 입장, 국적, 인종 등에 따른 다양한 의견과 이익을 차별 없이 반영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적시하면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편견을 조장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4]

하지만 KBS의 메인 뉴스에서 이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보도가 방송되었다. 미디어 비평 인터넷 매체인 <미디어스>에 따르면 KBS <뉴스9>은 2015. 11. 11. 마약과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을 지적하는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동성애 사이트서 ‘마약 만남’…늑장 경찰 때문에」라는 제목을 노출시켰다. 또 피의자의 범죄 내용을 설명하는 중에 “경찰은 해당 남성들이 동성애 만남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뒤 함께 모텔에 들어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5] 이성애자가 연루된 마약 사건에서 성적 지향을 언급하지 않는 것처럼, 이 사건에서도 피의자의 성적지향은 불필요한 정보이다. 이는 시청자에게 마약=동성애자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하는 보도 행태이며, 을 명백히 위반한 보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KBS는 인터넷 기사의 제목을 「눈앞에 마약사범 놓친 어리숙한 경찰」로 수정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 규제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에 대한 형평성을 벗어난 규제가 계속되었다. 2015. 4. 2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동성간 키스신을 방송한 JTBC 드라마 ‘선암여고탐정단’에 대해 법정 제재인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한 방심위가 성소수자를 위한 클럽이나 바를 소개하는 사이트인 ‘핑크맵코리아’를 2015. 2. 3.부터 차단하였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기도 하였다. [위 사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10.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참조]

동성 커플의 삶과 법적 인정의 의미를 조명한 ‘우리 결혼했어요’ 방영

2015. 6. 7. 은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는 동성 커플의 목소리와 그들의 일상을 통해 동성 결혼/파트너십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방송하였다.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법적 부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응급실에서 파트너의 입원동의서도 쓸 수 없는 국내 30대 게이 커플의 삶과 동성 결혼이 법제화된 나라에서 총리가 동성 파트너와 결혼식을 올리고 게이 부부가 장애가 있는 아이를 입양하여 가족을 꾸리는 이야기가 대비되어 전해졌다. 제작진은 “동성 결혼을 둘러싼 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 방송은 예고편이 나가면서부터 반성소수자 단체들의 항의를 받았다.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은 SBS에 학부모 78,689명의 서명과 함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이들은 ‘우리 결혼했어요’가 그대로 방영된다면 동성애가 옹호·조장된다고 주장하면서 “전국 학부모들과 탈동성애자들은 SBS 불시청 운동과 더불어 협찬사 불매운동, 집회, 시위 등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6]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등은 방송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게재하였다.[7]

이 프로그램은 한국PD연합회가 시상하는 184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하였다. 심사위원들은 선정 이유로 “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시의성이 있고, 실제 한국의 동성결혼 부부의 사례를 통해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8] 그러나 이러한 의미 있는 수상을 하였음에도, 현재 SBS 홈페이지에서는 “제작진의 요청”으로 해당 방송분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9]

국민일보,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앞장

10대 중앙일간지 가운데 하나이자 개신교계 언론으로 알려져 있는 <국민일보>에서 성소수자를 비하하고 에이즈와 연결지어 문제시하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생산하였다. 「긴급진단-퀴어문화축제 실체를 파헤친다 (1~10회, 5.28.~6.11.)」, 「동성애 침투 이대로 괜찮은가 (1~2회, 6.26.)」, 「동성결혼 합법화 논리의 실체를 말한다(상/중/하, 7.31.~8.4.)」, 「심층진단-동성애와 에이즈의 상관성을 말한다 (상/하, 8.19.~8.20.)」, 「동성애자 입장만 강조한 중·고 교과서 (상/하, 9.1.~9.2.)」등 각각 2~3회, 많게는 10회의 연재 기사를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논리를 전파하였다.

「긴급진단-퀴어문화축제 실체를 파헤친다」에서는 서울시가 광장 사용 관련 조례를 위반했다는 잘못된 사실을 기사화하였고,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에 따라 6월 2일자, 4일자, 5일자 기사에 대해 서울시의 반론보도문을 게재하였다.[10] 이 연재 기사들을 쓴 백상현 기자는 ‘성적 취향을 바꿀 수 있다’는 등의 기사 내용이 「인권보도준칙」[11]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인권보도준칙이 잘못되었으며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12]



[1] 「Of 23 Countries Surveyed, Majority (65%) in 20 Countries Support Legal Recognition of Same-Sex Unions」, Ipsos 홈페이지, 2015. 5. 29.자 (2016. 4. 16. 최종방문) http://www.ipsos-na.com/news-polls/pressrelease.aspx?id=6866
[2] 23개국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의 숫자가 동성 결혼/파트너십 등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인정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비율이다. 스페인(86%), 영국(84%), 스웨덴(82%), 아일랜드(81%), 벨기에(78%), 독일 (78%), 프랑스(76%), 캐나다(75%), 아르헨티나(75%), 이탈리아 (75%), 호주(74%), 멕시코*(70%), 미국(68%), 브라질*(61%), 중국*(58%), 남아프리카공화국*(58%), 일본(58%), 폴란드(56%), 헝가리(54%), 한국(53%), 인도* (47%), 터키*(46%), 러시아*(20%). 이 중 아스테리스크(*)가 붙어 있는 국가는 응답자 수가 현저히 부족한 곳이므로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3]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어떤 내용 담겼나」, <미디어스>, 2015. 3. 9.자
[4] 「방통심의위 위원들이여, 우리에게 반성문을 써라」, <미디어스>, 2015. 4. 13.자
[5] 「[기자수첩] KBS에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정독을 권하며」, <미디어스>, 2015. 11. 12.자
[6] 「SBS, 동성결혼 옹호 방송 시 불시청 운동 전개할 것」, <크리스천투데이>, 2015. 6. 5.자
[7] 「(전면광고) 이웅모 SBS 대표님, 윤석민 태영건설 대표님(SBS 대주주), SBS스페셜의 동성결혼에 대한 방송에 공정성을 유지할 것을 요청드립니다」, <조선일보>, 2015. 6. 4.자, <동아일보>, 2015. 6. 5.자
[8] 「184회 이달의 PD상에 ‘SBS스페셜-우리 결혼했어요’ 등 2편」, , 2015. 7. 27자
[9] 「SBS 스페셜 402회 *해당 회차는 제작진 요청으로 VOD 서비스 불가합니다」, SBS 홈페이지 공지, 2015. 6. 7.자 (2016. 4. 16. 최종방문)
[10] 「국민일보와 개신교의 황당한 박원순 때리기」, <미디어오늘>, 2015. 9. 18.자
[11]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2011년 공동으로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제8장에서는 성적 소수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 잘못된 용어 사용(성적 취향 등), 혐오 표현, 에이즈 등 특정질환이나 마약 등 사회병리현상과 연결짓는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12] 「국민일보, 통계왜곡하고 “인권보도 준칙이 잘못”」, <미디어오늘>, 2015. 6. 17.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