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4년


성북구청, 지역교회 반대로 청소년 성소수자 위한 주민참여예산 불용


2014. 12. 31. 성북구청(구청장 김영배)은 성북구 지역시민단체가 신청하여 서울특별시 주민참여예산 주민제안사업으로 5900만원이 확정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예산을 지역교회 목사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2014년도 회계연도가 종료될 때까지 집행하지 않고 불용시켰다.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은 사회적, 정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위기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상담과 지원을 제공하는 핫라인 운영, 부모가족 상담을 제공, 교사 및 상담원에 대한 인식조사 시행, 성북구 지역에 있는 초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인권친화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한 매뉴얼(책자, 영상) 제작 및 배포를 그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이 사업은 20135월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성북구의 7순위 사업으로 선정되어 서울특별시에 제안되었으며, 서울특별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여성보육분과위원들은 현장조사에서 본 사업의 시급성과 의미를 매우 높게 평가하였고, 성북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여 타 자치구로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20138월에는 서울특별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최종 선정되어 201312월 서울특별시의회에서도 주민참여예산안이 원안대로 심의, 의결되었다.


그런데 20137월부터 기독교계 언론인 <국민일보>가 이 사업에 대해 동성애를 옹호 조장한다며 비판하는 기사를 싣고, 에스더기도운동본부,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 등 반성소수자단체들이 본 사업의 폐기를 요구하며 사업 방해를 시작하였다. 성북구청 역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주민참여예산사업과 달리 이 사업에 대한 집행을 계속 미루었고, 선거 이후에도 주무부서를 떠넘기면서 집행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20148월 지역시민단체와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이 사업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20149월 성북구 인권위원회는 성북구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행위와 혐오를 조장하며 센터의 설치를 반대하는 일련의 반인권적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사업의 추진을 지연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이 사업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하는 권고를 하였고, 201411월 재차 이 사업을 조속히 집행할 것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사업의 집행을 미루던 성북구청은 2014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날까지 사업을 집행하지 않고 사업예산 이월 신청도 하지 않아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주민참여예산을 불용시켰다.


성북무지개행동,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2015. 3. 30. 성북구청의 예산불용과 관련하여 평등권 위반, 정교분리원칙 위반을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부산고등법원,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에 학교 책임이 없다고 판결, 다만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만 인정


2014. 2. 12. 부산고등법원(재판장 문형배)은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청소년 성소수자가 자살한 사건에서, 교사가 피해 학생의 자살에 대한 예견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학교가 자살의 결과에 대한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하였다. 이 사건은 대법원이 2013. 7. 26. 피해 학생의 자살에 대하여 학교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하여, 재심리 끝에 내려진 판결이다.

 

다만 부산고등법원은 피해 학생이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을 당하였고, 이러한 집단괴롭힘이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 교사의 일반적인 보호감독의무가 미치는 범위 내의 생활관계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담임교사는 피해 학생이 집단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고 피해 학생의 동성애적 성향이 집단괴롭힘의 빌미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게 가벼운 주의를 주거나 피해자에게 성소수자 문제에 전문성이 없는 상담교사에게 상담을 받게 하고 전학을 권유하는 식으로 대처한 잘못을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피해 학생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 부분만을 일부 인정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고등법원은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이 발생하였을 때 학교 측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기준으로 1) 교육청이나 성소수자 단체의 자문을 거쳐 성소수자의 처지와 심리를 이해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성격을 알아야 하고, 2) 가해학생들에게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여의치 않을 경우 격리조치를 취하고, 피해학생에게는 지지적 상담을 해야 하며, 3) 타인에게 그의 동성애적 성향을 알릴 때에는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방법으로 신뢰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4) 동성애와 관련하여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권고하거나 직권으로 전문상담기관에 의뢰를 해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부산고등법원이 위와 같은 기준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나,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피해학생의 정신적 고통과 자살의 결과를 분리하여 전자에 대해서만 학교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에 취약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에도, 학생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야하는 학교의 역할을 지나치게 소홀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성소수자 학생 권리 삭제한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안 제출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2014. 2. 7.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서울시의회에 상정하였다. 개정안은 학생의 권리는 교육상 필요가 있는 경우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5조 차별금지사유에서 임신 또는 출산을 삭제하고, “성적지향, 성별정체성개인성향으로 개정하고, 28조 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에서 성소수자학생의 권리 보장을 삭제하고, “학생의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관한 정보나 상담 내용 등을 본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누설해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삭제하고, 학교 규칙으로 학생의 복장, 두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학생 인권 보장, 특히 성소수자 학생의 인권 보장과 관련된 내용을 전반적으로 후퇴시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개정안 제출은 2013. 11. 28. 대법원에서 교육부가 제기한 이 조례에 대한 조례무효확인소송을 각하하자 보수적 성향이었던 문용린 교육감이 2014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표를 의식해서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시키려고 시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4. 1. 10.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안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수호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애국가와 묵념을 생략했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고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반대하는 참석자들에게 빨갱이들이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며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문용린 교육감이 제출한 개정안은 2014. 6. 4.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적 성향의 조희연이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되고 서울시의회의 임기 역시 만료되면서 폐기되었다.

 

교육부, 반성소수자단체 민원으로 성소수자 관련 교과서 내용 검토 요구

 

20149, 교육부는 반성소수자단체인 동성애대책위원회가 제기한 교과서 관련 민원을 ()한국검인교과서에 전달하면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검토 결과 보고서를 수합하여 송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 공문과 함께 전달된 동성애대책위원회의 민원은, 중학교 <도덕>,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15개 교과서 25개 부분에 걸쳐 성소수자 관련한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동성애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 비정상적인 성행위이다.”라면서, 성소수자와 관련한 교과서의 설명이 학생들이 성적 소수자(동성애자, 트랜스젠더)가 되도록 부추긴다.”라는 내용 역시도 담았다.

 

반성소수자단체들의 압력으로 교과서 내용이 실제로 바뀌기도 하였다. 교학사 <생활과 윤리> 고등학교 교과서는 2013년 반성소수자단체 및 보수개신교계의 요구에 따라 2014년 교과서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대폭 수정하였다. “성적 소수자를 비도덕적이거나, 정신적으로 이상하거나,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부분 등을 삭제하고, “후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 중 남성 동성애자가 많고, 성적지향은 선천적이지 않다”, “성적 소수자는 전염성 있는 질병을 옮길 수 있고, 성 문화를 문란하게 한다”, “만약 성적 소수자의 가족 구성권을 인정하면, 입양되는 자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성적 소수자의 성적지향을 정상으로 여기고 따라할 위험이 있다등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반대 의견으로 추가하고 학생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찬반입장을 토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교학사 <생활과 윤리> 교과서가 반성소수자단체들의 주장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교사가 학생의 성적지향 개인정보를 누설한 사건, 경기도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진정


2013년 말, 경기도에 있는 학교에서 동성 간 성추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교사(학년주임)가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에게 그 학생의 동의나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그 학생이 동성애자'라고 알리고, 학교에 소문이 난다는 이유로 전학을 권유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에 학생의 부모는 경기도 학생인권옹호관에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위반으로 민원을 접수하였고, 2014. 1. 10. 동성애자인권연대, 인권교육 온다 등 인권시민단체들이 학교와 경기도교육청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한국 최초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개소

 

2014. 12. 22. 한국 최초로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이하 띵동’)이 개소했다. 띵동은 위기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상담 및 식사, 샤워와 휴식 공간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신림동 부근에서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와 함께 거리 아웃리치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