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4년


반성소수자단체의 물리적 폭력으로 서울시민인권헌장 공청회 무산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반성소수자단체 및 보수개신교계가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여 행사를 방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2014. 11. 20.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인권헌장의 초안을 발표하고 시민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에서, ‘동성애합법화 반대 시민연합등 동성애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개신교 단체 회원 200여 명이 공청회장에 단체로 진입하였다. 이들은 에이즈 싫어!”, “동성애 안 돼!” 등 집단구호를 외치고 단상에 올라가 사회자의 멱살을 잡고 마이크를 빼앗으며 행사를 방해하였다.

 

현장에서는 반성소수자단체가 성소수자 당사자와 인권옹호자들에 대하여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를 하며 강제로 피켓을 빼앗거나 훼손하고 몸을 밀치는 등의 물리적 충돌도 집단적으로 행하여졌다. 그러나 이렇게 행사가 방해되고 성소수자들이 폭력의 피해를 입는 동안, 행사를 주관한 서울시에서는 경찰에 개입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방관하였다. 일부 경찰은 행사장 밖에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공청회는 50분 만에 무산되었고, 행사장을 점거한 단체들은 할렐루야를 외치며 마무리 하였다.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 동기가 되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혐오범죄(hate crime)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아직 관련 법제가 없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이런 종류의 범죄에 가중처벌을 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서울시민인권헌장 공청회에서 발생한 폭행, 손괴, 모욕, 위력을 사용한 업무방해 등은 이미 형법에서 범죄로 규정한 것이며, 이것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동기로 하여 집단적으로, 또 조직적으로 행하여졌다는 점에서 그 해악이 더욱 중대한 혐오범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경찰이 현행법조차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가기관이 이러한 범죄를 묵인한 것일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보호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대학 내 성소수자모임 게시물 훼손 사건

 

부산대에서는 학내 성소수자 인권동아리, Queer In PNU(QIP)가 작성한 대자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있었다. 2014. 4. 25. QIP 회원들은 국립국어원이 사랑의 정의를 이성애 중심으로 바꾼 것과 이것의 계기를 제공한 일부 개신교 단체의 비합리적 행태를 비판한 5개의 대자보를 작성하고 이를 학내에 부착하였다. 그러나 자보를 부착한지 하루 만에 두 곳의 대자보가 강제로 뜯긴 흔적만 남은 채 사라졌다. 다른 광고물은 제외하고 QIP의 대자보만 훼손된 상태였다.

 

이와 유사하게 20142월에는 고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이 성소수자들의 입학과 졸업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훼손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도 이화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에서 201410월 부착한 신입회원 모집 안내와 문화제 포스터가 훼손당한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고, 201412월 부착한 서울시민인권헌장에 관한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으로 발견되었으며 이를 다시 부착하자 또 다시 누군가에 의해 찢겨졌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표현물의 훼손은 형법상 손괴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근거한 혐오범죄이다. 유사한 사건이 각 대학에서 반복되고 있는 만큼, 대학에서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차별적 의도에 근거한 범죄에 대하여 더욱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