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3년

2013 한국 LGBTI 인권 현황 개관

updated 2015.06.24 17:54 by sogilaw


2013년은 한국에서 성적지향·성별정체성과 관련한 제도적 이슈가 폭발적으로 제기되었던 해이다. 중요한 제도적 이슈로 일컬어지는 동성애 비범죄화, 차별금지법제의 마련, 동성혼을 비롯한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 보장,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폭력의 방지와 인권보장, 성전환자 성별변경제도 모두가 중요하게, 그리고 극적으로 다루어졌다. 성소수자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역시도 위기와 기회를 함께 경험한 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성소수자 운동 단체들은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면서 그 속에서도 새로운 기획들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노력하였다.

 

2013년 초부터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을 보수 개신교계 등의 반대를 이유로 철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1월부터 군형법상 성폭력 관련 조항의 개정과 함께 남성간 성행위에 관한 처벌조항이 개정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나 폐지를 이루지 못했고, 오히려 여성간의 성행위 역시 명시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동성간음죄로 개정하려는 한 국회의원의 시도가 있었다.

 

3월에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이 현행 대법원예규와 달리 남성성기성형을 하지 않은 남성 성전환자(FTM)에 대하여 법적 성별의 정정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리는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고, 이후 일부 법원에서나마 성기성형을 하지 않거나 못한 다수의 FTM 성전환자들이 성별정정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139월에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문화행사로서 김조광수와 김승환의 동성결혼식이 열려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 결혼식을 앞뒤로 동성혼을 비롯한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 보장에 대한 실천적·이론적 흐름들이 형성되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도 이어졌다. 군대에서는 동성애와 관련한 고민을 하던 병사가 고립된 채 자살에 이르렀고,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겠다면서 돈을 갈취하는 사건들도 발생하였다. 성소수자들이 캠페인 차원에서 게시하고자 한 현수막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게시거부처분을 받는 사태가 2012년에 이어 계속되었고, 성소수자들이 행사를 개최하고자 공간사용을 신청하였으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에 대해서도 거부하는 사건들이 이어졌다.

 

동성애혐오적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의 자살에 대해 대법원은 1, 2심과 달리 학교 측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려 물의를 빚었다. 한편, 성소수자 단체들은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가이드북을 번역하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한국어판 서문을 받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통해 발간하였다.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의 내용을 담은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이 이어지기도 하였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반동성애 단체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로 제정이 무산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반동성애 단체와 보수 개신교계는 교회조직과 많은 자원을 동원하여 성소수자와 관련한 제도 마련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개신교계 언론을 통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확대하였고, 진보적 언론사 지면에도 의견광고를 통해 동성애혐오적 내용을 지속적으로 유포시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성소수자 단체들은 제도적 이슈에 대응하는 동시에, 퀴어문화축제 등 대규모 문화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캠페인 활동, 다양한 자료의 발간, 토론회의 개최, 연구조사의 진행 등의 인권옹호 활동을 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