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3년

2013 영역별 현황 1. 범죄화

updated 2015.06.24 17:51 by sogilaw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을 둘러싼 논란과 폐지 요구

 

현행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또는 준군인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133월에 개정된 것으로, 이전에는 제92조의5에서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 조항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꼽힌다. 미국 육군전시법상 소도미(sodomy)’ 처벌조항을 계수한 것으로서, 1962년 군형법이 제정될 때부터 군형법 제92조에 규정하여 왔다. 2013년 개정에서는 남성간 성행위를 닭의 행위로 비하하여 비판을 받아온 계간이라는 용어(국가인권위원회, 2007~2011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 2006. 1.)항문성교로 대체되었다.

 

항문성교라는 용어의 도입은 국방부의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 애초에 이 조항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김광진은 계간이라는 구성요건 자체를 삭제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용어만 바뀐 데 대해 인권단체들은 “‘계간의 대체문구가 겨우 항문성교였나***라며 반발하면서 동성간 성행위의 비범죄화를 요구하였다. 한편, 국회의원 남인순은 20131월 의사에 반하여 추행을 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이 조항의 개정안을 제출하였으나(의안번호 1903390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2013. 1. 23. 남인순 대표발의) 이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문광섭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김광진의원 대표발의검토보고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 2013. 2.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김광진의원 대표발의심사보고서, 2013. 3. 

** 의안번호 1903269 군형법일부개정법률안」 (2013. 1. 9. 김광진 대표발의). 국회의원 권성동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경우 주요내용에는 계간을 항문성교로 개정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개정안 본문에서는 계간을 삭제하는 것만으로 제출하여 개정안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의안번호 1903678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 (2013. 2. 12. 권성동 대표발의참조.

***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보도자료, 2013. 3. 6.


위와 같은 개정 이후 고등군사법원장 출신 국회의원 민홍철은 여성간의 성행위를 포함하여 동성간의 간음을 처벌하는 개정안 제출을 시도하여 물의를 빚었다. “항문성교가 이성간의 행위에도 적용되는지가 불분명하고 여군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개정안 제출의 이유였다.(국회의원 민홍철, 군형법일부개정법률안 공동발의요청, 2013. 4. 19.)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단체들은 여성간의 행위까지 처벌범위를 확대하고 동성간의 성행위만을 차별적으로 처벌하는 것을 비판하였다.* 그러자 민홍철 의원은 이성 군인간의 성행위까지 처벌하는 방향을 검토한다면서 개정시도를 중단하였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의견서, 2013. 4. 25.자

** 민홍철 의원 군법상 동성간 간음죄’ 문구서 동성’ 삭제키로, <헤럴드경제> 2013. 4. 25.자) 


인권단체들은 이 조항의 폐지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등은 201365,690명의 서명을 받아 이 조항 폐지에 관한 입법청원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대표 입법청원인은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김조광수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였다. 뒤이어 8월에는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중 하나로서 이 조항의 폐지를 요구하며 다수의 국회의원들을 면담하였고,** 11월에는 전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공문을 보내 재차 폐지안 발의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국회에서 폐지 입법청원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한편, 20134월 국회의원 진선미는 이 조항의 폐지안을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공동발의 요청하였으나, 발의 요건인 10명 이상의 국회의원 서명을 받지 못해 제출하지 못했다(이후 20143월에야 진선미 의원은 이 조항의 폐지안을 발의할 수 있었다.(의안번호 1909746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2014. 3. 17. 진선미 대표발의)


*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성명서 군형법 제92조의폐지 입법청원을 제출하며, 2013. 6.26.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외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 촉구 및 김조광수-김승환 결혼식 국회의원초청 기자회견」 보도자료, 2013.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