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3년


19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었다가 반동성애 단체 및 보수기독교계의 공격으로 철회됨

 

20132월 민주통합당의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이 각각 차별금지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이로써 19대 국회에서 김재연 의원에 이어 총 세 개의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었다.* 차별금지법의 취지는 한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만연한 차별을 해소하고,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위 세 개의 법안은 모두 차별이 금지되는 사유로 성적지향을 포함하고 있었다.


19대 국회 차별금지법 발의/철회 상황 

  ① 의안번호 1903793(최원식의원 등 12), 발의 2013-02-20, 철회2013-04-24 

  ② 의안번호 1903693(김한길의원 등 51), 발의 2013-02-12, 철회 2013-04-24 

  ③ 의안번호 1902463(김재연의원 등 10), 발의 2012-11-06 

 

그런데 민주통합당 두 명의 의원이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반동성애 단체 및 보수기독교계는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허용법이기 때문에 제정을 막아야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제정을 가로막기 위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조직적으로 퍼부었다. 결국 2013424, 법안이 발의된 지 겨우 두 달 만에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은 법안을 자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발의 법안을 철회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다. 당시 두 의원은 차별금지법안의 취지에 대해 오해를 넘어 지나친 왜곡과 곡해가 가해져 이성적인 토론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법안을 철회하고 의견을 수렴한 후 새 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약속은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에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참여정부는 2007년 차별금지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하였다. 그러나 위 법안은 종교계, 재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입법 예고된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지향을 비롯한 7개 사유(출신국가, 언어,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범죄 및 보호처분경력, 성적지향, 학력, 병력)가 삭제된 형태로 17대 국회에 제출되었다. 성소수자 단체를 비롯한 많은 인권·시민단체들이 이 사태를 비판하였고, 법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회기만료로 폐기되었다.

 

2007년 사태 이후 한국정부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 명시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 받고 있다.* 그러나 다음 정부인 이명박 정부 역시 보수기독계의 반대 여론을 의식하여 정부가 법안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차별금지법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았다. 인권단체들은 독자적으로 준비한 법안을 18대 국회에서 권영길 의원을 통해 발의하였으나 이 또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회기가 만료되었다. 2012년 한국정부는 또다시 제2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권고를 받았다.유엔인권이사회 제2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보고서 Report of the Working Group on the UPR, A/HRC/22/10)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권고를 수용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으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반인권적, 차별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 유엔경제적·사회적·문화적권리위원회한국 정부의 제3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2013.4.22. 

    차별금지법안 철회 반대 기자회견 (E/C.12/KOR/CO/3), 2009. 12. 17.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한국 정부의 제7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CEDAW/C/KOR/CO/7), 2011. 7. 29.

    유엔아동권리위원회한국 정부의 제3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CRC/C/KOR/CO/3-4), 2011. 10. 6.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한국 정부의 15, 16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CERD/C/KOR/15-16), 2012. 9. 5.


현재 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비롯한 인권, 여성, 성소수자, 장애, 이주 운동 단체들은 이러한 혐오에 맞서며 지속적으로 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성소수자 인권 보장 노력

 

지방자치단체의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포함하는 인권조례 및 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과천시는 20138, 성평등기본조례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에서는 제16(성소수자 인권 보장)에서는 시장은 성소수자의 평등한 인권을 보장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26성평등 위원회의 기능에 대하여 성소수자의 인권에 관한 사항자문 역시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서울 성북구는 1210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주민인권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선언에는 성소수자가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성소수자 차별 없게성북주민 인권선언, <서울신문> 2013. 12. 10.자)

 

2010년 이후로, ‘성적지향또는 성별정체성을 차별금지사유의 하나로 포함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 움직임이 이어졌다. 20136월에는 전북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강원도학생인권조례(강원도교육청 공고 제2013 -10강원도 학교구성원의 인권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는 이에 앞선 1월에 입법예고되었으나 성소수자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명시한 조례안이 반발에 부딪혀 제정이 보류되었다. 전북학생인권조례 역시 제정 이후 교육부가 대법원에 무효확인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난관에 처해있다. (참조 4.학교/청소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동성애 여론을 이유로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소극적·부정적인 중앙정부의 태도와 대비되는 지자체의 노력은 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