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3년

2013 영역별 현황 10. 성별정정

updated 2015.06.24 17:14 by sogilaw

서울서부지법, 성기성형 수술 없이 FTM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허가

법적 성별 정정 기준의 위헌성 인정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33월 남성성기 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FTM 트랜스젠더 5명에 대하여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의 정정을 허가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3. 15.2012호파4225 결정 등) 신청인들은 성별정체성에 부합하는 성기성형을 요구하는 것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과도한 의료적 개입을 획일적으로 요구하며, 성전환자의 헌법상 기본권 보장을 위한다는 성전환자 성별 정정 허가의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하였고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이후 서울서부지법은 11월 유사한 사건에서 다시 30여 명의 FTM 트랜스젠더에 대해 성별정정을 허가하면서 외부성기 형성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성별정정을 불허하는 것에 위헌성이 있다며 아래와 같이 판시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11. 19.2013호파1406 결정)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수술의 위험성, 신체훼손의 정도, 장기간의 수술 기간과 고비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헌법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수단의 적합성이나 침해의 최소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별정정허가에 있어서 외부성기의 형성을 요구하는 것은 위헌성이 있다

 

위와 같은 3월의 서울서부지법 결정 이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등에서도 성기성형 없이 성별정정을 허가한 결정이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성기성형을 요구하는 지방법원들 역시 많은 실정이다.

 

한국에서 성전환자가 법적 성별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관할 법원에 성별정정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 대법원이 2006년 성별정정허가 결정을 내린 후 마련한 대법원 예규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하 대법원 예규’)을 참고하여 각 하급법원의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지침은 성장환경진술서, 인우보증서, 정신과진단서, ‘현재 생물학적인 성과 반대되는 성에 관한 신체의 성기와 흡사한 외관을 구비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성전환시술 의사의 소견서를 포함한 수술확인서 등의 서류와 미성년자가 아닐 것, 혼인 상태가 아닐 것, 미성년 자녀가 없을 것, 부모의 동의서를 받을 것 등의 매우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어 성별정정을 원하는 성전환자들에게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법원의 성기 사진 제출 요구 등 

성별정정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보고됨

 

2013년 서울의 한 법원은 성별정정허가를 신청한 MTF 트랜스젠더에게 ‘MTF 성전환자로서 여성으로서의 외부성기를 갖추었음을 소명하는 사진(2장 이상으로서 식별이 가능하여야 함)’을 제출하라고 자의적으로 명령해 물의를 빚었다.(KBS, 법원, 성전환 신청자에 성기 사진 제출해라, 2013. 10. 12.자) 2013년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건 외에 2012년에도 한 가정법원이 성별정정을 신청한 FTM 트랜스젠더에게 탈의한 상태의 전신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뉴시스, 성전환자에 성기 사진 요구한 황당 판사, 2013. 10. 14.자)

 

현재에는 대법원 예규를 바탕으로 판사의 재량에 따라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허가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판사들이 자의적으로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하거나 모욕적인 질문을 요구하더라도 신청인이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법원은 성별정정 신청인에게 종종 성기 사진을 제출하라고 하거나, 그 자리에서 수술부위를 시검하겠다고 해서 성전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해 왔다.

 

비슷한 사례로,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FTM 트랜스젠더가 성별정정 후 병역신체검사를 받는데 있어 군의관이 육안으로 외부성기를 확인한 데 대해 이러한 행위가 헌법 제10조가 정한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07. 7. 20. 07진인533 결정) 성전환자 성별정정허가의 과정에서 당사자의 성별 인식, 실제 생활이나 외양보다 성기 모양에 집착하는 법원의 시각을 바꾸고 성별정정사무가 성전환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대법원 예규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