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GBTI 인권현황 2018년

2. 차별철폐와 평등

updated 2020.05.03 18:42 by sogilaw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성소수자 인권 항목 삭제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National Action Plan for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2018 8월 공표되었으나, 1, 2 NAP에 독립적으로 존재하였던 성소수자 인권정책에 관한 항목이 통째로 삭제되어 많은 비판을 받았다.[1]

NAP는 그 동안 여성, 아동청소년, 장애인, 외국인, 성소수자 및 병력자(HIV 감염인) 등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해당하는 집단별 인권 정책을 각각 독립적인 항목으로 수립해왔다. 그런데 제3 NAP는 기존 제1, 2 NAP에 명시되어 있던 인권정책 대상 집단 중 병력자 및 성소수자 항목을 삭제한 채로 수립되고 공표되었다. 성소수자 항목 삭제와 관련하여 법무부는 2018년 초에 열린 제3 NAP 수립을 위한 분야별 간담회에서 성소수자 정책 과제가 별로 없어서 항목으로 따로 구성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정부의 종합적인 인권정책 대상 집단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제외하고 비가시화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며, 성소수자 정책 과제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2] 3 NAP는 차별금지에 관한 국내현황과 관련하여 '성소수자(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종교계 등의 이견이 큰 상황'이라고 서술함으로써 성소수자 인권 보장이 사회적 찬반을 거쳐 결정되는 문제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3 NAP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에 걸쳐 시행되며, 내용 중 성소수자 또는 HIV 감염인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정책과제는 총 3개로서 표준국어대사전에 누락되어 있는 성소수자 관련 표제어를 조사하여 이를 등재하고, △성차별, 성적지향 등에 의한 차별 게시물 관리 사례를 구축하며, △공무원 및 인권 관련 종사자 교육 내용에 (2017년 제작된 성소수자의 이해 강좌에 이어) ‘병력자(감염인)의 이해를 주제로 한 강좌를 추가 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 인권규범의 후퇴

 2018 1월 「충청남도 도민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안(이하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이 발의되었다. 2017년부터 충남지역의 보수개신교계는 위 조례 제8조 제1[3]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차별금지를 명시하고 있는 「충남도민 인권선언」에 대한 이행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조례 폐지를 주장해왔다.[4]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의 제안설명서에는 동성애 옹호와 남녀 구분이라는 인간 근본 질서를 어지럽힘으로 에이즈라는 질병의 확대와 사회적 혼란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등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내용을 담고 있다.[5] 전국의 많은 시민사회인권시민단체들이 비판 입장을 표명하였고, 국가인권위원장이 강한 유감 성명을 발표하였으며[6], 유엔 성소수자 특별보고관이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하는[7] 등 조례 폐지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2018 5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도에 따라 충남인권조례가 폐지되었다. 이후 지방선거를 통해 충청남도 의회가 새롭게 구성되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2018 9월 충남인권조례 제정안이 다시 통과되었으나, 새 조례안은 애초 폐지 운동이 핵심적으로 문제 삼았던 조례 제8조 제1항을 삭제한 형태였다.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유사한 공격으로 인해 2018 2월에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인권 증진 조례에서, 2018 5월에는 부산광역시 수영구 인권 증진 조례에서 성적지향을 차별금지사유로 명시한 차별금지조항이 각각 삭제되는 등 지방자치단체 인권규범의 후퇴는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8]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명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이어져

2018년에도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명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국내외 요구가 계속되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018 8월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주최로 차별금지법안의 주요 방향에 관한 토론회를,[9] 12월에는 국회의원실들과 공동주최로 한국사회의 차별현실을 짚으며 그 대안으로서 차별금지법을 제안하는 토론회[10]를 각각 개최하였다. 2018 10월에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에서 국회까지 대규모 행진을 진행하였다.[11]  유엔의 인권기구들 역시 대한민국에 대하여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반복하여 촉구하였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8 3월 여성에 대한 직·간접 차별 및 성소수자 여성 등과 같은소외 계층에 영향을 미치는 교차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할 것을 재차 권고하였다.[12]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8 12월 모든 차별금지사유에 기반한 직·간접적인 인종차별에 대해 정의하고 금지하는 포괄적인 법률을 신속하게 마련할 것을 다시 한번 권고하였다.[13]



[1] 「문재인 정부의 성소수자 정책은 결국 나중에’? –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성소수자 인권 항목 빠진 채 확정」, <프레시안>, 2018.8.8.

[2]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2018. 8. 8., [논평] 이명박-박근혜 정권보다 후퇴한 문재인 정부의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안 규탄한다」

[3] 8도지사는 도민 인권선언을 이행하기 위하여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제도를 정비하고 정책을 수립ㆍ집행해야 한다.

[4] 자세한 사항은 SOGI법정책연구회, 「한국 LGBTI 인권현황 2017, 33쪽 참조

[5] 충청남도의회 김종필 의원, 2018. 1. 29. ,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 폐지조례안 제안설명서」

[6] 「충남 인권조례 폐지안 상정에 대한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 공지, 2018. 1. 31.

[7] UN성소수자 특별보고관충남인권조례 폐지 중대한 우려, <한겨레>, 2018. 4. 9.

[8] 「지자체 조례서 사라지는성적지향 존중’ ... 인권단체 반발」, <연합뉴스>, 2018. 5. 2.